23화. 새벽의 불꽃밤이 깊어지자 산 아래 마을은 불빛 하나 없이 고요했다.진우, 유린, 그리고 나는 사당에서의 맹세를 마치고, 마을 언덕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검은 하늘 아래, 우리 셋의 그림자만이 길게 드리워졌다.진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제부터는 너희가 스스로 길을 만들어야 한다.내가 곁에 있더라도, 결국 싸움은 너희 몫이다.” 나는 검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손끝으로 칼날을 천천히 쓸었다.“사부님, 저희는 두렵지 않아요.이제는 도망치지 않을 거예요.” 유린이 내 옆에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무진, 우리 약속했잖아.끝까지 함께한다고.” 진우는 미소를 지었다.“좋다.너희가 서로를 믿는 한, 어떤 어둠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그때, 멀리서 땅을 울리는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나는 본능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