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검은 밤, 붉은 검밤은 깊었다. 숲은 숨을 죽인 듯 고요했고, 바람 한 점에도 나뭇잎이 바스락거렸다. 나는 백야가 내준 검을 손에 쥐고, 절벽 끝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저 멀리 뾰족하게 솟은 바위 봉우리들이 안개에 휩싸여 괴기스럽게 서 있고, 그 아래로는 검은 숲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달빛조차 구름에 가려 어둠이 더욱 짙게 내려앉았다.손에 쥔 검의 손잡이는 차갑고 묵직했다. 나는 천천히 검을 들어 올려 달빛에 비춰보았다. 그 순간, 검날이 희미하게 붉은 빛을 머금었다. 손끝에서 전해지는 미세한 진동, 그 안에 담긴 낯선 힘이 내 심장을 두드렸다.‘이 힘은… 내 안에서 나온 건가?’백야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맴돌았다.“네 안의 두려움을 검에 담아라. 검은 그저 쇳덩이가 아니다. 네 의지와 감정,..